파묘 , 건국전쟁 누르고 파죽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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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파묘'의 누적 관객수가 500만 명을 넘었습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파묘'는 개봉 10일 만인 지난 2일 오후 누적 관객 500만 명을 넘겼습니다. 

뜻밖의 호재 파묘

영화 ‘건국전쟁’을 만든 감덕영 감독이 ‘파묘’가 거두고 있는 좋은 성적을 두고, ‘건국전쟁’에 위협을 느낀 좌파들이 반일주의를 부추기는 ‘파묘’에 몰린 결과라 해석한 것입니다. ‘건국전쟁’은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과 건국 1세대의 삶을 재조명하겠다는 취지 하에 만들어졌으나 이승만의 과오는 덮는 쪽으로 재조명하고 있는 다큐멘터리로, 관객 수 100만을 돌파했습니다.

이에 김덕영 감독은 대한민국이 ‘편 가르기식 민족주의’를 떨쳐 버렸다며 선진사회로 나아가는 징표라고 소감을 남겼으면서, 정작 자신은 편 가르기식 논리로 다른 작품과 그 작품의 관객을 깎아내리는 데 앞장선 꼴이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발언이 일으킨 영향은 상당했습니다. 순식간에 우매한 대중으로 폄하되어 버린 사람들에겐 반발심을, ‘파묘’를 아직 보지 못한 이들에겐 도대체 어떤 영화길래 반일주의까지 언급하냐며 호기심을 한껏 ‘부추기는’ 바람에, 해당 작품은 의도치 않은 노이즈 효과를 톡톡히 누리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전 세계로 뻗어가고 있는 파묘

배급사 쇼박스 측은 8일 “‘파묘’가 제48회 홍콩국제영화제 갈라 섹션에 공식 초청되는 쾌거를 이뤘다”라고 밝혔습니다. 오는 28일부터 4월8까지 진행되는 홍콩국제영화제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 중 하나로 과거 ‘악마를 보았다’ ‘황해’ 등 장르성과 작품성으로 인정받은 다수의 한국 영화를 초청한 바 있습니다. 지난달, 제74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첫 공개되며 뜨거운 찬사를 받았던 ‘파묘’가 또 한 번 해외 영화제 초청 소식을 알리며 독보적인 세계관을 자랑하는 K-오컬트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장르물의 혁신을 이뤘다는 관점에서 ‘파묘’는 한국 영화인들의 창의적인 노력을 보여주는 작품이다”라며 ‘파묘’를 완성한 배우들과 제작진을 향한 찬사를 보냈습니다.

 

파묘에 숨겨진 항일코드

극 중 최민식, 유해진, 김고은, 이도현의 이름은 상덕, 영근, 화림, 봉길입니다. 상덕은 임시정부 국무위원, 광복 이후 반민특위 위원장을 지낸 김상덕에게서 따온 것으로 보입니다. 영근은 독립협회에서 활동한 고영근, 화림은 조선의용군에서 활동한 이화림, 봉길은 윤봉길 의사의 이름을 사용했습니다. 무당 광심(김선영)은 광복군의 오광심, 무당 자혜(김지안)는 신채호의 부인이자 독립운동가 박자혜에서 비롯됐습니다. 장재현 감독은 “많은 독립운동가가 계신데 잘 알려지지 않은 분들의 이름을 알리고 싶었다”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주인공들이 타는 차량의 번호판은 0301, 1945, 0815이다. 3.1운동과 광복절을 가리킵니다. 영근의 사무실 이름은 ‘의열 장의사’이며 험한 것과 사투를 벌이는 절 ‘보국사’는 ‘나라를 지킨다’라는 뜻입니다. 이 절을 만든 주지는 원봉 스님인데 의열단장인 김원봉을 연상케 합니다. 쇠말뚝을 뽑으러 다닌 ‘철혈단’도 1920년대 상해에서 활동한 독립운동 단체의 이름입니다. 풍수사 김상덕(최민식)이 묫자리를 볼 때 100원짜리 동전을 던지는 것 또한 관객들의 예리한 눈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100원짜리 동전엔 이순신 장군이 새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김상덕의 딸이 독일인과 결혼하는 장면은 사죄와 반성 없는 일본에 비해 통철 한 자기비판을 가졌던 독일과는 서로 화해하고 하나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엔딩이었다는 평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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